공지 사항

아기 돼지 3형제 ㅎ_ㅎ

 돼지는 조용한 달밤, 운치 있는 그 와중에도 꿀꿀거리며 분위기를 망친다고 합니다.

 여러분, 혹시 시골을 배경으로 한 소설의 한창 잘 나갈 때 쯔음 꿀꿀 거리는 BGM을 들으신 적이 있으신가요?

 네에...아마 없을겁니다. 수꼴들이 작성한 그 소설에서의 주인공은 어디까지나 주인공이기 때문이지요. 주변의 밭도, 나무도, 산들바람도, 심지어 강아지 한 마리까지! 단순한 조연입니다. 주인공을 비춰주기 위한 스포트라이트로서 기능합니다.

 당연하게도, 그들은 돼지의 울음 소리를, 그 본능적인 욕망의 에센스를 무시하고 있습니다. 물레방앗소리가 울려 퍼졌다는 묘사는 있어도 본능에 충실한 꿀!, 꿀!이 묘사된 적은 없습니다.

 여러분, 언제까지 이렇게 사실겁니까?
 언제까지 이렇게 사실 수 있습니까?

 우리는 우리의 권리──돼지들이 꿀꿀 될 수 있는 권리를 온 세상에 천명해야만 합니다. 그것이 우리들의 권익을 수호하는 방향이며, 사회 통합에 이바지하는, 그래요. 우리 돼지들도 사회와 동화 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입니다.

 여러분, 지금 목구멍을 타고 오르는 소리를, 가슴 속에 차오르는 그 울분을 입 밖으로 쏟아내십시오. 우리들이 그동안 받았던 그 멸시를, 편견을, 경멸로 쌓여진 울화를 토해내십시오.



 "꿀! 꿀꿀!"

책은 마음의 양식이라 하였습니다.

 읽을 책 목록 (Fantasy)

<공백>

 읽을 책 목록 (SF)

 최근 SF에 관심이 생겨(늦바람이네요...) 단권 완결 SF들을 읽어 볼 예정 입니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들을 위한 안내서'야 물론 읽어 봤지만 아무래도 본격 SF라고 보기에는 거리가 꽤 있죠? 스타 트렉 같은 함선물을 보고 싶네요. 가니메데 게이트나 은영전 같은 전쟁물이 아닌, 모험물 쪽으로. 하지만 그쪽도 기본 상식이 필요할 것 같아 기본적인 단권 소설들로 기초 지식부터 쌓고 싶습니다.

<별의 계승자>, <멸종>, <노인의 전쟁>, <히페리온>, <여름으로 가는 문>, <플레바스를 생각하라>, <마일즈의 전쟁>, <보르 게임>,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 <타이거! 타이거!>, <파괴된 사나이>, <마니아를 위한 세계SF걸작선>, <일리움>, <올림포스>, <영원한 전쟁>, <스타십 트루퍼스>, <쿼런틴>, <당신 인생의 이야기>, <신들의 사회>

 읽을 책 목록 (LNV)

 러브 코미디 씹덕인 저 답게, 시드노벨에서 나온 것 중에서는 꾸준히 나올 기미가 보이는 아이언 하트와 4권의 분노로 유명한 쿠레나이에 도전해보겠습니다.

<아이언 하트>, <쿠레나이>


20090928 月 - 목록 생성
20091013 火 - <타자리아 왕국 이야기>, <마리아님이 보고 계셔> 삭제.

by 싱글러 | 2009/12/12 11:17 | 신변을 잡습니다. | 트랙백 | 덧글(19)

시간이 지날수록, 언어는 먹혀가고 있다는 느낌.

2009년 현재. 업계의 레전드이십니다.ㅋ

 소설을 쓰다가 문득 '츳코미 허접해'라는 뉘앙스로 대사를 치다 보니, '리액션 허접해'라는 문장이 출력 되었습니다. 이걸 그냥 넘길 수도 있지만 어떻게 보면 이게 참 의미심장한 것 같지 않아요?

 (요즘 들어서는 방송도 잘 안보기도 하고, 볼 시간도 없지만) 간혹 가다가 보는 방송 프로에서도, '리액션'이라는 자막과, 표현이 여과 없이 나타나니까 더더욱 쓰는 것에 저항이 안오는걸테고.

 '츳코미'의 대체 고유어로 '딴죽' '딴지'가 있긴 하지만 뉘앙스 상으로는 '리액션'이 더 맞다는 느낌이네요. 이걸 국어의 표현력 부족으로 봐야할 지, 아니면 단순히 외래어에 고유어가 먹혀 가는 건지...단순한 언어 사용자의 선호 문제인지는, 물론 국문학과 안나온 씹덕한 돼지 새끼가 판단할 일이 아님이 분명하지만.

 예전엔 '나는 존나 오덕 돼지 새끼니까, 자연스럽게 리액션이라는 외래어가 적혀지는 걸꺼야'하고 자위 아닌 자위를 했었는데,

 전문가들은 이 프로가 기존 프로그램들과 차별점을 찾은 것이 '선전의 계기'가 됐다고 말하고 있다.

 일단 이선미, 이봉원, 박미선 등 꽁트에 강한 선배 개그맨들을 참여시켜 후배 개그맨들과의 조화를 강조했다. 선배들은 후배들의 연기를 지적하고, 또 함께 연기를 펼치기도 함으로써 소수의 방청객들만을 스튜디오에 앉힌 기존 공개코미디 프로그램들과 차별화를 시도했다. 이로인해 기존 프로에서 볼 수 없었던 집중도를 높일 수 있었다는 것. 또 스튜디오에 앉아있는 개그맨들의 다양한 리액션을 보여줌으로써 또 다른 '웃음'까지 선사했다.

 이와함께 코너들도 대체로 능숙한 연기와 기발한 아이디어로 호평받고 있다.


 언론에서도, 예능 프로에서도 이 '리액션'이라는 단어를 툭 터놓고 쓰는 걸 보고 있자면, 아직까지 내가 주류 문화에 편입되어 있다는 안심이 들기는 커녕 일상 생활 언어에서까지 고유어가 서서히 탈락하는 걸까, 하는 공포가 들 정도니. 사실 서브 컬쳐를 즐기는 저 같은 십덕들은 오프라인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죠. 저 역시 일코하면서 살고 있고, 일코 벗을 생각은 전혀 없고.

 그런데 온라인 매체라는 건 무시하기에 따라서는 무시하기 힘들지도 모릅니다. 알게 모르게 '일코를 벗은 돼지'들과 '망가진 가면을 쓴 일반인'이 만나게 되는 곳이 <정보의 바다>고, 이 곳에서 사용되는 언어 역시 알게 모르게 합치되어 지는 면이 있죠.

 그 대표적인 사이트가 <DCINSIDE>이며, 서로간의 교류가 거의 없을 각종 커뮤니티(가장 쉬운 예를 들자면, 네이버 카페), 가장 폐쇄적인 장소에서조차 인터넷 병신들의 교류화합의 장인 <DCINSIDE>의 영향은 오히려 등하불명. 알면서도 모르게 번져 나가고 있잖아요? <DCINSIDE>를 거부한다는, 이 곳에서 거기서 싸지르는 것처럼 글 쓰지 말라고 한다는 거, 그 자체가 무엇을 뜻합니까. 그만큼 파급력이 크다는 소리지 않습니까.

 <인터넷을 아예 안하는 사람>은 없겠죠. 저같이 작은 커뮤니티에서 좃나 십덕대면서 잉여짓하는 사람도 있을테고, 단지 산악 동호회나 자전거 애호회, 혹은 여변성수일편단심회 같은 알맹이가 튼실한 사이트에 다니는 사람도 있을 거에요. 하지만 <서브 컬쳐> 다시 말해 미드, 일드, 또는 십덕물의 소비자가 필터 없이 걸러진 그 표현들을 보고, '너무나 자연스럽게' 인터넷에서 사용한 결과 '너무나 자연스러운' 넷방언으로 발전(혹은, 퇴화)하게 되어, 오프에서도 사용되어 진다면.

 개드립, 패드립, 잉여잉여하다처럼 너무나 자연스럽게 오프에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위상이 발전된 <넷방언>이.

 엄연히 자리를 지키고 있던 고유어를 밀어내고 그 자리를 꿰차게 된다면, 이걸 과연 좋은 현상으로 봐야 할지. 언어의 세대 교체를 막을 수는 없는 거지만, 이걸 과연 <세대교체>라는 네 단어로 치부해야 할지, 조금 걱정됩니다.

 걱정만 하고 있을 뿐, 어떻게 해야 할지는 막상 떠오르지 않는다는 게, 정말 한심하다,

 ───라는, 극대의 일각수가 화무를 추듯, 이중극점과 일반영성이 접입된, 점입가경이라고 절대로 말할 수 없을, 그저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의 희망을 절단할만한───중2병 적인 망상을, 했었던 것이다────.

by 싱글러 | 2009/11/04 17:37 | 신변을 잡습니다. | 트랙백 | 덧글(0)

훈제 닭을 먹었음.

인터넷 펌

 초딩 때 <~에서 살아남기> 시리즈가 유행 했었어요. 무인도에서 살아남기를 봤을 때부터 훈제 연어 훈제 닭 훈제 훈제훈제 훈이를 많이 먹고 싶었는데 드디어 소원 성취 했습니다.

 육즙 졸라 맛있어요. 님들도 훈제 닭 먹어보셈.

 우쭈쭈쭈 쪼로록 쪽쪽 빨아먹다보니까 정신까지 고양된 거 같았음. 연기로 뎁히면서 기름이 날아 갔는지 고깃살도 담백하더라구요. 우적우적 씹어 먹은게 아니라 살이 쪽쪽 잘 빨렸습니다. 쪽쪽쪽 껍데기도 입에 좍좍 달라 붙어가지고 입천장부터 소금에 찍은 듯 달짝지근한 게 먹으면 먹을 수록 맛있었습니다.

 집에서 구운 닭은 먹어 봤어도 훈제 닭은 처음 먹어보는거라서

 ───너를 , 먹는다.

 중학교 2학년 때로 다시 돌아간 듯한 착각에 빠졌습니다.

 간만에 닭 뒷다리를 빠니까 베르베르 발가락을 더 핥고 싶어지네요. 세상에...내가 대머리 밝가락을 핥고 싪어지다니 읽게 뭀슨 솖이얔!

 으이구, 베르베르 이 나쁜 대머리 같으니라구!

by 싱글러 | 2009/11/01 08:29 | 신변을 잡습니다. | 트랙백 | 덧글(0)

철심장 2권

슠ㅋ펔ㅋ슼ㅋ탘ㅋㅋㅋㅋ케잌ㅋㅋㅋㅋㅋㅋ

 <젊은 느티나무> 보는 중인데 확실히 등장 인물 대사나 맞춤법만 요즘 식으로 수정하면 충분히 세련된 글입니다. 담겨 있는 작가님의 감성이 (너무 대놓고 드러내서 그런지) 잘 느껴져서 혼란스러울 정도에요. 마치 제가 문학 소년이 된 거 같습니다. 현실은 단순한 십덕 돼지 새키인데도!

 세상에, 위 문장 덕분에 신변잡기 글이 되어 버렸습니다! 고로 밸리에도 안올리고, 감상란에도 안올립니다. 

 혜선 : 흑흑흑듟긓긓ㄱ흐기흑힘ㅁㅁㅇ휴ㅠㅠㅠ 뭐야뭐야 지환이가 백마랑 호텔에 가잖아
 혜선 : (점을 눈 밑에 하나 찍으며) 복수 할거야, 복수하고 말겠어!

 (다음 날)

 혜선 : 안녕, 지환아. 정말 오랜만이야.
 지환 : (이렇게 차갑게 대하는데도 혜선이는...) 응...오랜만이네..

 둘은 재밌게 대화하고, 라벤다는 구석에서 손수건을 좌악좌악 물어 뜯고 있다.

 라벤다 : 저년은 또 뭐야! 아, 여자 친구라고. 뭐, 그럼 할 수...짜증나!
 이데아 : 우리 라벤다가 달라 졌어요!

 대충 이런 느낌의 초중반까지의 연애 라인은 마음에 드는데 (혜선이가 너무 현실적이라 너무 귀여움...혜선아...사랑한다...) 중간에 난입하는 AU가 지나치게 붕 떠 있습니다. 그렇게 느껴집니다. 너무 뜬금 없이 등장한 것도 문제지만(내용을 따져보면 뜬금 없지는 않지만 전후 설명이 없고, 복선이 없이 등장해서 그런지) 1권과는 다르게 '적'이라는 존재가 본문 내용과 너무 괴리된 것도 문젭니다.

 쉽게 말해, 2권 자체로는 그 <적>이 꼭 그 <적>이어야 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마지막 떡밥이 다이며, 그렇기 때문에 독자들이 감정 이입하기 쉽지 않게 만드는거 같아요. 1권의 <레지나>의 경우에 비해보면 이는 너무나도 확실합니다.

 가령, 통나무 A를 갖다놓고.

 통나무가 나타났어! 이단옆차기부터 통배권, 백식 귀신태우기로 박살내야 해! 일단 초풍후 원투나락뇌신을 걸테니 지환 오빠부터 대피시키고 툼스톤을 준비하자! 빨리, 급하다구!

 ...라고 해도, 위화감이 없을 테지요.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철심장은 전투씬 없어도 무지 재밌어요.
 전투씬을 베이스로 깔아 놓고 만든 소설이지만 전투씬의 박력도 그렇고 은근하게 있는 구성상의 미스도 그렇고. 연애씬의 경우 사다메 작가님의 능력은 충분하다고 여겨지지만 앞서 그것들에 있어서는 노력을 많이 하셔야 겠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말은 이렇게 했지만 일단 1권에 비해서 2권은 확실히 발전했습니다.

 초중반까지는 1권에서 조금 엉망이던 문장도 고쳐졌고, 전에 보지 못했던 신선한 구도(여주인공이 주인공의 어장관리를 시도한다!) 덕분에 술술 읽혔어요. 

 하지만 중후반부터는 확실히 작가님의 페이스가 하락합니다. 일단은 저 <통나무>와 플롯 자체가 문제라고 보기 때문에 뭐라고 할 말은 없지만 이 부분에 있어서는 권수가 나아갈 수록 나아질 거란 확신이 있습니다.

 러브 코미디라면 팬티를 훔치는 변태의 이야기 까지 재밌게 볼 수 있다고 자부하는 저입니다. 벌써 철심장 3권이 기대됩니다. 허억허억......혜선이 발가락 핥고 싶다...

by 싱글러 | 2009/10/31 13:49 | 신변을 잡습니다. | 트랙백 | 덧글(0)

신 6권.

탐스러운 문어 이마

 그냥 느낀대로 씁니다. 밸리에는 당연히 안올림.

 제 블로그에 조금 들려보신 여러분이라면 잘 아시겠죠? 저는 소설을 왠만하면 까지 않습니다. 어찌 됬던 출판사가 선정했다는 것은 내게 맞지 않더라도 다른 사람들 중 누군가는 취향에 맞는 사람이 있다는 소립니다. 따라서 저는, 그것을 즐기는 사람(작가가 아닌)에게 실례 된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정말 '조졌어 시발' 수준의 재미를 가진 소설이 아닌 이상 막연하게 비난하는 감상은 올리지 않습니다.

 무엇 하나라도 좋습니다. 문체가 엉망이거나, 캐릭터가 개판이어도 좋습니다. 설사 구성이 엉망이어도 말장난만 재밌으면 됩니다. 저의 소설 감상의 베이스는 그겁니다. 저에게 있어 철저한 소비 매체인 책은 어느 한곳만 재밌어도 존중 받을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라이트 노벨은 <제로의 사역마>이며, 가장 좋아하는 판타지 소설은 <갑각나비>입니다. 단지 두 소설의 나열이지만, 이것만 가지고도 제 취향을 꿰뚫어 볼 수 있는 통찰력의 사나이는 분명 존재할 겁니다. 극도의 쾌락주의 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구성은 좋았지만 문체가~" "문체는 좋았는데 구성이~" "심리묘사는 괜찮지만 너무 진부하~"라고 한다면 저는 보통 뒷부분은 간략히 하고 앞부분만 말합니다.

 그런데.

 <신>?

 완결이라고?

 이게?

 한마디로 베르베르의 고질병이 도진 느낌입니다. 타나토노트 - 천사들의 제국에서야 후속작을 암시하고 있었기에 결말을 대충 대충 후려박은 감이 있어도 재미 없다, 망쳤다는 생각은 전혀 못해봤습니다. 반면 베르베르는 이번 <신>에서는 그야말로 끔찍,암전,최악의 결말을 만들어냈습니다.

 정말 존경스러워요.

 아이디어가 떠올랐으면 정리 조금만 해놓고 쓰셔도 되지 않을까요?

 <중견> 이상의 타이틀을 다실 수 있을 프로 소설가란 사람이 아이디어도 정리해보지 않으시고 글을 쓰신거에요?

 아마추어 SF 작가의 아이디어 메모와 뭐가 다른지 모르겠습니다. 차라리 단편집 <나무>에 있었던 유사 소설이 훨씬 더 낫습니다. 아이디어로 시작한 글이지만, 그 아이디어를 확실히 보여주고 끝났으니까요.

 이 소설이 대작?

 4권까지는 대작이었네요.

 5권 중반부에서 물음표가 열개 정도 떠올랐고 6권에서 미카엘이 다시 신들의 섬으로 갈 때에 와서는 책을 찢어버리고 싶었다는 것만 빼면, 이런 참신한(혹은, 표현하기 힘든) 주제로 소설을 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대작'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대작대작대작대작대작대작.

 베르베르 이마를 대작대작 깨물고 싶다.

 딱히 결말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런 식의 유사 메타픽션 소설이야 흔한 편이어서(게다가 그런 분위기를 전혀 풍기지 않던 소설이었기에) 이 소설의 결말 방향까지 매도해버리고 싶지만, 나름대로 신선했던 분도 분명 있으실테니 뭐라고 하지 않습니다.

 어디에 갖다 붙여도 되는 결말, 실질적으로 이게 이 대 장 정의 결말이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있으면 진지하게 눈알을 뽑으라고 하고 싶네요. 작품에서 끝난게 대체 뭐가 있죠? 딱 하나 있어요. Y게임의 승리자가 누구인지. <고요의 섬>의 주민들과 프루동이 어떻게 대립해서 어떤 귀결을 맺었는지에 대해서도 전혀 안나오며, 그 '무슈론'이 '왜' 거기에 있는지도 납득할만한 설명을 못 줍니다.

 조금 더 넘어가보면 은비와 다른 2인방으로 무언가를 엮을 것처럼 보여주다가, 무엇 하나 엮지 않고 끝냅니다. 단지 써갈기다가 '오, 은비 세컨드 라이프삘 나는게 나왔네. 이거 이렇게 쓰면 되겠다.' 하고 넣은 듯 합니다. 아프로디테도 그렇고 마타 하리도 그러며 심지어는 9까지 올라가서도 ㅎ 위에 더 있당ㅎ만 하고 끝나죠? 도대체 왜? 불멸성 회수는 왜 한거지?

 습작.

 아마추어 SF작가의 습작.

 장대하게 아이디어를 정리해 놓은 메모.

 소설의 초고.

 이것이 <신>에 딱 맞는 평가가 아닌가 합니다. 이걸 완성 했다고 탈고한 베르베르나, 이걸 완성 됬다고 출판해준 출판사나 둘 다 제정신으로 보이진 않아요. 그때 그때 떠오른 재기 넘치는 아이디어를 정리해놓는건 좋은 습관이라고 생각하지만, 정리되지 않은 그것을 독자들에게 내놓는건 단지 폭력일 뿐입니다.

 번역가님의 문체에 이견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초반부에 문장이 상당히 어설프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세욱 씨 버프인지 아닌지 판단하기 힘들기에 문체에 대해선 이러쿵 저러쿵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제가 좋아하는 작가 중 한명입니다. 중학교 때 처음 알아, 그 때부터 SF소설들을 접하게 된 계기를 만들어 준 사람이죠. 읽기 쉬운 소재와 편안한 구성, 평면적인 갈등과 잔지식들의 나열은 읽고 있다보면 나라는 인간의 허물을 한꺼풀 벗는 듯한 착각까지 안겨주었던 사람입니다.

 당시의 저를 중2병이라고 불러도 좋고, 저열한 우월주의라고 해도 좋습니다.

 그건 사실이니까요. 남들 다 아는(그렇지만, 읽지는 않은) <무라카미 하루키>나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등을 읽었다고 한껏 허영을 떨며, 국어 선생님에게 물어본다는 명목으로 친목질까지 도모했던 저이니 그런 매도는 한없이 타당합니다.

 그땐 <타나토노트>로 죽음에 대한 사색을 하였고, <천사들의 제국>으로 인간의 본성이 무엇일까하는 탐구를 해보았습니다. 그 시절에 얻었던 대답들이 지금의 제 인간성을 만들고 있고, 나아가서는 제 글 나름의 특성까지 만들고 있는 셈입니다. <청소년 기에 누구에게서 많은 영향을 받았는가>라는 질문을 들으면 첫째로는 <나스 기노코>, 둘째로는 <베르나르 베르베르>를 꼽을거 같네요.

 지엽적인 소재로 한정된 사색을 안겨주기엔 이보다 끔찍한 작가들이 없을 겁니다. <달 시리즈>로 허세를 잡는 법을 배워 <베르나르 베르베르>를 통해 허세에 기반을 주는 얕은 지식들을 여러개 깨우쳤으니, 허세에 대해서는 완벽하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정말, 쓰레기 같은 중학교 시절입니다.

 단언합니다. 제가 읽은 <신> 5, 6권은 쓰레기입니다. 두번 열어 보기도 싫고, 작가에게 배신감까지 느껴집니다. 작가의 소양이 있는지에 대해 의구심까지 듭니다.

 혹시나 읽어보고 싶으신 분이 있으시다면, 작가가 화두만 던져주고 결말을 니 좃대로 내도 된다고 말하는 소설이 취향인지 진심으로 생각해보라고 조언합니다.

 깊은 사색이 아닌 얕은 사색을 즐기거나 디테일한 부분에 신경 쓰지 않는 독자라면 신선하게 즐기실 수도 있으실 겁니다. 그게 아니면 4권까지만 보셔도 됩니다. 6권의 덜 버무린 반죽 같은 결말을 생각해보면, 4권으로 완성되지 못했다고 할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추천? 절대 못하겠습니다.

 차라리 하루키의 신작인 <1Q84>를 추천 했으면 했지 이건 절대 추천 못합니다. 제 자존심입니다. 정언명령입니다. 칸트가 제창했습니다.

 정말 저질스러운 베르베르의 다리 대작대작 빨아버리고 싶다.

by 싱글러 | 2009/10/30 14:38 | 신변을 잡습니다.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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